보비스 선포 10주년을 맞아 생각하는 따뜻한 보훈복지
국가보훈처가 이동보훈복지사업 브랜드인 ‘보비스(BOVIS)’를 제정.선포한지 올해로 10주년이 되었다.
보비스는 ‘Bohun Visiting Service(찾아가는 보훈서비스)’의 약자로 ‘희생을 사랑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보훈가족의 건강하고 명예로운 노후생활을 종합적으로 지원해드리기 위해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경북북부보훈지청의 경우 보훈복지사, 보훈섬김이 등 55명의 전문 복지인력이 매주 1~3회 6백여 분의 독거, 노인부부세대 등 재가복지서비스 대상자를 방문하여 세탁.청소 등 가사활동, 혈압.혈당 체크 등 건강관리, 병원 동행 등 편의지원, 말벗 등 정서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벽.오지에 거주하여 안동에 있는 보훈관서까지 찾아오기 힘든 분들을 위해 경북북부 7개 지역 보훈회관으로 찾아가 현장민원을 지원하는 ‘이동보훈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건강.문화교실 등 여가활동 지원, 노인용품 지원, 저소득 고령 보훈가족을 위한 지역사회 후원 연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에 복지팀장으로 안동에 와 처음으로 복지업무를 하게 되면서 현장에서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국가유공자 어르신은 올해 90세가 되신 참전유공자분이시다. 13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살고 계시지만 나이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정하시고 무엇보다 표정이 밝고 맑으셔서, 뵐 때마다 쾌활한 성품과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역 놀이패와 협조하여 한 달에 한 번씩 풍물을 배우는 “생생 실버스쿨”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날에는 비록 서툰 실력이지만 누구보다 흥겨워하셨고 말미에는 꼭 구성진 노래 한 자락을 뽑아내 분위기를 돋우곤 하셨다. 성품이 활동적이고 건강하신 어르신들께는 좀 더 다양한 활동의 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보훈 젠틀맨”이라는 고령 보훈가족 재능나눔 동아리를 구성해 재활원과 요양원 입소환자를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 연주회를 추진했는데, 어르신은 역시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장구도 연주하고 ‘찔레꽃’ 독창 무대로 많은 박수도 받으셔서 보는 내내 마음이 뿌듯하고 즐거웠다.
또 한 어르신은 작년에 처음 추진한 “보훈가족 행쇼!” 생신축하 방문 때 뵌 89세의 참전유공자 분이시다. 재가대상자분들의 생신날 찾아뵙고 축하드리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처음 방문한 집이었다. 노인부부세대로 할머니와 같이 고깔모자도 쓰고 생신케이크의 촛불도 불며 많은 축하를 받으셨는데, 정정하셨던 어르신이 불과 몇 주 뒤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해서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고, 유족 분들이 생신축하 사진을 보고 너무 좋아하셨다는 말이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한 고령 보훈가족 분들의 상황에 맞게 어떻게 맞춤형으로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는 보비스 10주년을 맞는 지금 여전한 숙제로 남는다. 소액의 수당 등으로 어렵게 생활하시는 대상자 분들께는 여러 단체에 협조하여 쌀, 생필품 등 후원물품을 조금이라도 더 연계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복지팀의 역할이다.
그 때는 보훈대상자라면 국가에서 모든 수혜를 받고 있지 않느냐는 인식을 바꾸고 설득하는 과정이 수반되곤 하는데, 공감을 얻고 조금이라도 지원을 받을 때면 용기를 얻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의욕이 꺾이기도 한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국가유공자 분들의 희생과 공헌이 있었기 때문임을 잊어서는 안 되며,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보훈가족의 영예로운 노후가 얼마나 잘 보장되느냐가 곧 그 나라의 품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보비스 10주년을 맞아 처음의 각오를 되새기며 보훈가족을 위한 따뜻한 보훈복지정책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신아람
경북북부보훈지청 복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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