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감하면서

 매년 이 때쯤이면 送舊迎新으로 언제나 반성과 희망이 교차한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 시간을 맞는 그 감회는 항상 새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이 시간의 매듭을 피부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節氣가 분명하다.
 밤거리는 각종모임의 송년회로 비틀거린다. 매스컴마다 국내외 사건. 사고들을 선정 보도하고 새해를 전망한다. 기업이나 단체마다 금년의 결산과 새해의 목표를 앞 다퉈 발표한다.
 개인은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안부문자도 보내고 가족 파티도 하고 집안을 깨끗이 대청소하고 각종서류와 주소록 등도 말끔히 정리 정돈 한다. 앞산에 올라 조용히 눈을 감고 지난 한해를 돌이켜본다.
 개인적으로는 일상생활에 쫓기듯이 살아온 지난 1년은 보람보다는 후회가, 기쁨보다는 회한이 앞서며 많은 아쉬움만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국내는 새 대통령이 집권한 지 3년차지만 적패청산에 함몰되어 건설적으로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체 ‘비핵화 롤러코스터’에 南. 北이 올라타 열강들의 눈치를 보고 있고 국제적으론 무역전쟁으로 으르렁댄 美. 中國이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조금만 실수해도 뒷날 치명적인 결과를 맛보게 됨을 역사를 통해서 배웠다. 과거에 위정자들이 제 밥그릇만 챙기려고 泥田鬪狗하다가 나라를 잃은 적도 있고 井底之蛙들의 蝸角之爭으로 외세를 불러들여 망국의 설움과 참혹함을 여러 번 당하기도 했다.
 지정학적으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틈바구니에서 언제나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안목을 좀 더 멀리, 좀 더 넓게, 키워야한다. 나라를 잃은 그 쓰라린 경험과 교훈을 잊었는지 집회와 시위로 광화문 거리는 조용한 주말이 없다.
 與. 野간, 계층 간, 지역 간에 易地思之로 양보와 타협점들을 찾아야하고 국민들은 개인주의보다는 共同善에 기여해야한다. 국제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힘을 앞세운 냉혹한 국제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위중한데 그에 걸 맞는 현명한 대처와 국력을 결집하는 강력한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나라를 잃으면 노사도 인권도, 평화도 있을 수 없다. 옥석구분(玉石俱焚)이다. 삶의 여유와 지혜가 필요하다. 가톨릭에서는 성탄과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참회와 보속 그리고 회개와 정화를 요구한다. 삶에 쫓겨 자신을 잊고 살아왔지만 연말에는 한걸음 비켜서서 조용히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嚴冬雪寒에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이 不知其數이다. 한번쯤, 이들을 방문하여 위로하거나 기도하면 연말연시가 한층 더 따뜻해질 것이다.
 2018년의 우울함과 갈등과 분열과 회한 등을 종이배에 실어서 영겁의 바다에 띄워 보내고 더 밝은 기해년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찬란하고 희망찬 새해의 밝은 빛이여! 온 누리에 골고루 비추소서.

2018년 12월 옥동 서실에서
浩廣 柳亨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