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송구영신 (送舊迎新)

매년 이 때쯤이면 회한과 희망이 교차한다.

우리나라는 시간의 매듭을 피부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節氣가 분명하다.

금년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즐거운 성탄절, 落照와 日出을 보기위한 명소, 각종 송년회나 신년회 등은 옛이야기가 되었다. 무시로 오는 ‘안전안내’문자와 엄동설한(嚴冬雪寒)은 불우이웃에 설상가상으로 근심과 고통이 가중된다. 시간을 할애해서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안부문자도 보내고 집안도 깨끗이 대청소하고 각종서류와 주소록 등도 말끔히 정리 정돈 한다. ‘착한 사마리아 여인’도 아닌 사람에게 이 시간까지 가족과 더불어 무탈하게 잘 살게 해주신 자비하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도 드린다.

앞산벤치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지난 한해를 돌이켜본다.

지난 1년을 조용히 되돌아보니 매사가 주마등같이 뇌리를 스쳐간다. 개인적으로는 보람보다는 후회가, 기쁨보다는 회한이 앞서며 성취한 것 없이 한해를 마무리한 것이 아쉽다. 국내는 역사바로세우기와 적패청산에 함몰되어 갈등과 분열만 高調되고 경제 불황으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국제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세상은 더욱 빠르게 급변한다. 지정학적으로 열강의 움직임을 살펴야하는데 정치인들은 共同善보다는 당리당략과 政爭으로 이전투구(泥田鬪狗)만 한다.

광화문 광장은 극단이기주의자들의 각종 美名下에 시위와 집회가 끊이지 않는다.

신년계획이 作心三日이 되지 않도록 수시로 점검하며 修身에 힘쓴다.

논둑을 자주 살피지 않아서 의혈궤제(蟻穴潰堤)되면 한해농사를 망치게 된다.

가화만사성이다. 가옥소지(家屋燒之)면 옥석구분(玉石俱焚)이다. 사회생활은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며 구동존이(求同存異)한다. 사람마다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르고 다양화 시대이므로 獨善과 오만(傲慢)은 버린다. 위정자들은 국리민복으로 신뢰를 쌓아야한다. 쟁기 잡은 농부가 자주 뒤돌아보면 直進하기 어렵다. 우리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으로부터 망국의 치욕을 여러 번 당했다. 와각지쟁(蝸角之爭)중에 독수리에게 달팽이가 채이면 함께 먹이가 될 뿐이다. 망양보뢰(亡羊補牢)보다는 유비무환이다.

새해에는 忍冬草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해가 되기를 기도한다.

가톨릭에서는 성탄과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참회와 보속 그리고 회개와 정화를 요구한다.  悲觀과 不平과 不滿으로 주변인들을 피곤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1년에 古典을 한권도 읽지 않은 채 잘난 척하지는 않았는지? 취모멱자(吹毛覓疵)하면서 비판을 일삼고 남에게 상처와 피해는 끼치지는 않았는지?

의롭고 선하게 살았는지? 등을 반성하면서 전능하신 하느님께 간구한다.

辛丑年 황소(黃牛)해에는 코로나도 섬멸시키고 경기도 되살리고, 모든 이의 소원도 성취되게 하소서! 새해의 밝은 빛이여! 온 누리에 골고루 비추소서.

2020년 12월 20일(일)  浩廣 柳 亨 薰

謹賀新年

辛丑 黃牛 大運 開.

國家 逐疫 吉祥 回.

坊民 受福 平和 滿.

迓曉 新年 拱賀 哉.

2020년 1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