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광칼럼
    
수분지족(守分知足)

 분수를 지키고 만족할 줄 알라.
 조선조의 선비들이 강조한 철학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너무 좋아서 자기철학의 표어로 삼았고 그리스 사람들은 이 말을 아폴로 신전의 정면 하얀 대리석에 새기고 생활의 신조로, 행동의 길잡이로 삼고 있다. 수분 지족하던  이들도 세태에 편승하여 부화뇌동(附和雷同)하니 주말마다 광화문거리는 시끄럽다.

 님비(NIMBY)족들 때문에 나라가 조용할 날이 없다.
 요사이 부쩍 유명인들이 교대로 검찰삼각포토라인에 선다. 기대했던 20대 국회도 초반부터 자리다툼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고위공직자들의 경박한 언행이 빈축을 사고 있다. 무더위에도 '내 지역에 공항을 가져오라'고 난리를 치고 '사드가 필요해도 내 지역은 안 된다'고 아우성친다. 구조조정 등 시위꺼리도 끊이지 않는다.

 분수란 신분이나 처지에 알맞은 한도이다.
 사람에게는 각자 다른 재능, 형편, 처지(직분)가 있는데 남과 비교하기를 잘한다. 분수를 아는 것이 知分, 분수를 지키는 것이 守分, 분수에 만족하는 것이 安分, 분수에 맞는 것은 應分, 분수에 지나친 것은 過分이고 분수를 모르면 철부지다. 소득이 증가해도 배운 것이 많아도 분수를 모르면 행복할 수 없다.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이다.
 노자의 도덕경은 “만족할 줄 알면 치욕이 없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인간의 다원적 욕망은 사회발전과 문명을 진보시키지만 수분지족 할 줄 모르면 패배감과 좌절감을 맛볼 수 있다. 행복을 위정자들이나 외부에서 찾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이다. 옛 선비들의 가르침대로 수분 지족하라.
         
호광  류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