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지족(吾唯知足)-

 나는 오직 만족할 줄 안다.
 지방도시민도 아파트 생활을 한다. 화장실에는 외국에선 부자들만 쓰는 비데가 설치되어 있고, 집 문은 비밀번호로 열고, 대중교통은 카드 하나로 해결된다. 소득이 많지 않아도 좋은 차, 비싼 음식, 편리한 고급 제품, 일회 용기를 사용한다.

 소득이 많아져도 행복할 줄 모른다.
“99의 노예’들은 부족한 1을 채워 100을 만들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일에 매달린다. 가진 것이 많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밤낮 불평불만을 일삼는다. 해외여행으로 공항이 북적이고 피서지마다 젊은이들로 넘치지만 '헬 조선'을 입에 달고 다닌다. 
 
 분수를 망각한 비교는 불행을 자초(自招)할 뿐이다.
 앵매도리(櫻梅桃李- 앵두꽃, 매화, 복숭아꽃, 벚꽃)는 다른 색깔의 꽃과 부딪치거나 다른 모양의 꽃을 희생시키지도 않으면서 화원(花園)의 조화를 이룬다. 저마다 가지각색의 개성과 아름다움으로 그 주위를 밝게 하니 벌. 나비가 모여든다.

 지족상락(知足 常樂)이다
 安分知足할 때 기쁨을 맛볼 수 있기에 많은 현조(顯祖)들은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사셨다. 행복은 소득보다는 마음의 만족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방글라데시 같은 빈국(貧國)들의 행복지수가 선진국보다 높다. 행복하려거든 吾唯知足하라.

2016년 8월 7일(입추) 
호광 류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