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음이 곧 청정 열반 해탈이다.

 마조 선사가 강당에 올라 말했습니다.
 “지금 자네가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모든 작용은 자네의 본성(本城) 또는 본심(本心)이라고 이름 하는 것인데, 이 마음을 떠나 따로 부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마음은 본래부터 있어 왔고, 지금도 여전히 있으며,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본래부터 청정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청정해서 일부러 닦아 깨끗이 할 필요가 없다. 그 자체가 열반이고, 그 자체가 청정이며, 그 자체가 해탈이며, 그 자체가 여의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네의 심성 그것은 본래부터 부처였으므로, 그 외에 달리 부처를 구하지 말라! 자네 자신이 이미 금강정(金剛定)에 있으니, 일부러 마음을 모아 선정에 들어갈 필요도 없다. 설령 마음을 모으는 일에 능숙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 구극(究極)의 길은 아닌 것이다.”
 우리들이 지금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말하고 움직이고 아프다 가렵다 하는 것이 곧 이 마음이고, 우리들이 지금 있다 없다, 크다 작다, 예쁘다 밉다, 더럽다 깨끗하다, 선이다 악이다, 범부다 성현이다, 옳다 그르다 등등 티끌 수와 같은 의미와 뜻을 두는 것도 곧 이 마음이며, 지금 우리들이 욕심을 내고, 화를 내고, 어리석음을 내고, 싫어하고 좋아하는 등의 느낌을 내는 것도 곧 이 마음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이 작용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모든 의미와 뜻과 느낌이 있으므로 모든 의미와 뜻과 느낌은  곧 이 마음이며, 싫어하고 좋아하는 느낌의 이 마음이 있으므로 보는 눈과 보이는 형상, 듣는 귀와 들리는 소리, 맡는 코와 맡아지는 냄새, 맛을 보는 혀와 음식과 성대와 언어, 촉감을 느끼는 몸과 아프고 가려운 촉감의 대상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마음이 곧 부처이기 때문에 이 마음을 떠나서 따로 부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마음은 본래부터 있어 왔고, 지금도 여전히 있으며,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없습니다. 청정한 것이 본래 이 마음이므로 본래부터 청정하고, 지금도 여전히 청정해서 일부러 닦아 깨끗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마음 자체가 열반이고, 이 마음 자체가 청정이며, 이 마음 자체가 해탈이고, 이 마음 자체가 부처이므로 따로 부처를 구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이 마음 자체가 흩어짐이 없는 금강정(金剛定)이므로 일부러 마음을 모아 선정(禪定)에 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때문에 설령 마음을 모으는 일에 능숙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 구극(究極)의 길은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마음을 모르기 때문에 청정을 구하고, 열반과 해탈과 부처를 구하면서 싫어하고 좋아하는 등의 분별망념을 일으키고 그곳에 머물고 집착하여 스스로 참됨을 등짐에 따라 그 과보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팔만사천법문을 하신 것은, 우리들이 이와 같은 팔만사천분별망념을 일으키기 때문에 팔만사천법문을 하신 것입니다. 우리들이 분별망념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부처님께서도 법문을 하실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탐심과 화냄과 어리석음이 있기 때문에 계, 정, 혜를 말씀하셨고, 여덟 가지 삿된 생각이 있으므로 팔정도(八正道)를 말씀하셨으며, 우리들이 12연기(緣起)법이 있다고 믿고 있으므로 소멸의 12연기를 말씀하셨고, 우리들에게 고통이 있기 때문에 고집멸도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진원 스님
안동시 와룡면 매구네길 84 보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