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여! 응답하라.
“정당이 민주주의를 창출한다. 정당 없는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 미국 정치학가 샤츠슈나이더(E. E. Schattschneider)의 주장처럼 정당은 민주주의를 움직이는 핵심적이며 필수적 제도입니다.
정당은 정치적·사회적 이슈에 대해 정책 등을 통해 국민의 이익을 집약·표출하고, 다양한 사회 내 이해와 요구를 관리·조정합니다. 또한 정당은 사회적 가치를 배분하는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선거에 후보자를 출마시켜 국가 운영과 관련된 공직을 구성합니다.
정당의 중요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의 정당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1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한 언론기관의 조사(205명, 복수응답)에서 “기성 정치와 정당”은 ‘위선적이다(59%)‘, ’부패하다(45.4%)‘, ‘실망스럽다(43.4%)’, ‘늙었다(25.9%)’, ‘비이성적이다(21.5%)’라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반면 ‘희망적이다(5.9%)’, ‘정의롭다(3.9%)’, ‘합리적이다(2.6%)’라는 긍정적 답변은 적었습니다.
그러나 3개월 후 실시한 국회의원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은 기존 인식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후 실시한「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대한 유권자 의식조사」결과, 후보자 선택 시 최우선 고려사항이 ‘정당’이라는 응답이 41.9%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 뒤로 ‘인물·능력·도덕성’이 24.6%, ‘정책·공약’은 20.7%, ‘주위의 평가’는 7.0%, ‘정치 경력’이 3.4%의 순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두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국민은 정당이 밉지만, 그래도 정당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현명하여 “정당 없는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는 샤츠슈나이더 말의 의미를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정당이 답해야 합니다. 정당에 기대하고 신뢰하는 국민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에 답해줘야 합니다. 정당은 선거 때만 되면 이합집산하고, 공천 갈등을 야기하고, 편 가르는 모습을 이제 과거에 묻어야 합니다. 정당이 본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기회가 내년에 두 번 있습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은 투명한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과 함께,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국민에게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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