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얼굴에 패인 주름살이 우리들 마음
 
 지난주에는 첫째 우리들이 지옥에 태어나는 과정을  설명하였고 다음은 둘째 아귀에 태어남입니다. 아귀는 지옥보다는 탐욕이 덜하지만 그래도 탐욕이 매우 무겁습니다. 그래서 중생의 원초적인 배고픔의 고통을 계속 이어갑니다. 아귀의 목구멍은 바늘귀처럼 가늘지만 산만큼이나 큰 배를 지니는 과보를 받아 큰 배를 채울 수 없어서 항상 불같은 식욕에 빠져 있기 때문에 막상 음식이나 물을 보면 아귀의 불같은 욕망의 눈에 비친 음식물은 모두 불꽃으로 변하여 극도의 배고픔과 목마른 고통의 과보를 받습니다.
 셋째 축생은 하품(下品)의 오역죄(五逆罪)나 십악(十惡)을 범하는 어리석음 속에서 서로 잡아먹고 서로 죽이며 무력한 노예생활의 고통을 받는 세계이며, 지옥과 아귀 축생은 삼악도(三惡道)에 해당합니다.
 넷째 아수라계는 하품의 십선(十善)을 행하기 때문에 욕망이 삼악도에 비해 가벼우나, 싫어하고 좋아하는 욕망이 삼선도(三善道)에서 그 중 무겁기에 끝없는 전쟁과 투쟁의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다섯째 인간계는 오계(五戒)와 중품의 십선을 닦아서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사람의 경계로서 싫어하고 좋아하는 욕망은 결국 고통으로 나타납니다. 6도의 중생에서 사람의 욕망의 깊이는 어느 정도인가? 지금 내가 싫어하는 대상을 싫어하지 않을 수 없고, 좋아하는 대상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들 욕망의 깊이입니다.   
 여섯째 천상계는 상품의 십선을 닦고 아울러 선정을 닦아서 쾌락을 받는 경계입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쾌락에 매몰되어 있으며 또한 복이 다하면 다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우리들이 생사의 육도(六度)에서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한량없는 세월동안 윤회(輪廻)의 쳇바퀴에서 끝없는 고통 속을 헤매는 것은, 오직 이 마음을 깨닫지 못하고 싫어하고 좋아하는 분별망념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노병(老病)으로 늙음과 질병입니다. 먼저 늙는다는 것은 이 육신이 변화하는 것으로, 육신의 변화는 곧 생각의 변화와 다르지 않습니다. 과학은 우리들의 생각이 1초 사이에 4조(兆)번이나 바뀌며 1초 동안 우리들이 기억할 수 있는 생각은 4개 정도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 몸의 각자 세포는 1초 동안 수십만 번 변화하다가 칠십오 분(75 / 1)의 일 초 사이에 수명이 다하고 새로운 세포가 태어나는데, 새롭게 태어나는 세포와 수명이 다한 세포는 같은 세포가 아닙니다,
 그래서 어느 과학자는 “우리가 같은 시냇물에 두 번 손을 담을 수 없다” 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모든 세포는 찰나 간에 수없는 변화를 하지만 우리들의 눈이 감지하지 못할 뿐입니다. 예를 들어 얼굴에 주름살이 없는 세포와 주름살이 적당한 세포와 주름살이 깊은 세포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얼굴의 모양도 또한 다르지만,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대략 5 - 10년 이후에나 얼굴에 나타난 주름살을 보고 그때서야 얼굴이 변한 것을 느낄 뿐입니다. 그래서 싫어하고 좋아하는 생각이 바뀌고 변하는 것이 곧 세포가 변하는 것으로 곧 젊음과 늙음입니다.
 질병 또한 이와 같아서 질병은 싫어하고 건강은 좋아하는 분별망념을 쌓고 모은 우리들의 허망한 업장(業藏)입니다. 

진원 스님
안동시 와룡면 매구네길 84 보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