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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2-24 09:52
경칩과 농사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6,924  

경칩과 농사

농경 시대에는 농사를 천하지대본이라 했다.

경칩이 도래하니 만물이 회생하네, 굴속 개구리 잠에서 깨어나고 개울가 수양버들 잎눈이 터지네(驚蟄到來, 萬物回生, 窟蛙醒眠, 溪柳綻萌)

경칩에는 대동강물이 풀려 완연한 봄을 알리면 벌레나 동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고 연인들이 은행씨앗선물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싹틔우고 어둡고 좋지 않은 일은 모두 정리하거나 털어버리고 밝은 내일을 준비한다. 농기구도 정비하고 해빙기 안전사고나 꽃샘추위도 대비한다.

귀향한 지 10년차다.

농사철이 시작되는 경칩 날부터 농부는 바빠진다. 남새밭을 가꾸기 위해서는 땅을 반반하게 고르고 이랑을 바르게 하는 일이 중요하며 흙을 깊게 갈아 분가루처럼 부드럽게 한 후 씨를 고르게 뿌리고 모종은 아주 성기게 한다. 아욱, 배추, 상추를 한 이랑씩 심어두고 가지나 고추 도마도 호박 옥수수 등속도 따로따로 구별하여 심는다. 그동안 들은풍월로 농부 시늉은 내지만 기초지식과 경험부족으로 결실은 시원찮다.

 

농사를 지으면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농작물들은 주인의 발소리를 들으며 자라니 바람이 부나 가뭄 때나 장마 때나 부지런히 돌봐야한다. 큰 산 밑에서 재배하니 산짐승과 벌래와 3등분해야만 한다. 농약도, 화학비료도 사용할 줄 모르니 무공해 유기농산물이라 자랑할 수 있지만 수확은 별로다. 농작물의 수확은 나누는 기쁨을 준다. 부추와 열무김치와 호박잎과 들깨 잎은 가을까지 몇 번을 이웃과 나눠 먹을 수 있고 들깨기름은 객지의 자식들에게 나눠준다.

 

춘불경종(春不耕種)이면 추후회(秋後悔).

봄에 때맞추어 씨를 심고 성실히 가꾸어야만 가을에 풍성한 수확의 기쁨과 땀 흘린 보람을 맛볼 수가 있다. 조그만 채마 밭에 씨 뿌리고 가꾸면서 天理를 깨닫기도 한다. 옛 고향집터의 채마 밭에 일주일에 두어 번 가서 일하는 것이 잡다한 번뇌와 갈등을 소화시키는 나의 유일한 수양법이다. 방황하는 서울역전의 노숙자들이나 직장퇴직자들이 귀농하여 자연과 더불어 순박한 농부의 삶과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

춘 흥(春 興)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 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

: 가는 봄비가 물방울이 되지는 않지만, 밤중에 작은 소리 들리고, 눈이 녹아 개울물이 불어나니, 풀싹들이 많이 돋아나네.

* 포은 선생의 오언절구 春興이다. <포은 정몽주 선생 추모 영천한시백일장>에도 입상한바있고, 선생이 공부한 개목사의 법당 안에 걸린 丹心歌 전래 내역 목판을 해석해서 주지스님께 전한 바 있다.

202135(경칩일) 호광 류 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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